세계 1위 화장품 ODM 코스맥스… 창립 25주년 맞은 이경수 회장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이 5월 30일 코스맥스 본사 집무실에서 사과 세 개를 형상화한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설명하고 있다. 성남=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코스맥스 본사에서 만난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71)은 한국 화장품 업계가 나아갈 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계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코스맥스는 로고 등 기업 이미지를 변경하고 연구 조직을 강화하는 등 헬스&뷰티 분야 세계 ODM 기업 1위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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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의 저력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기술력이다. 25주년을 맞아 코스맥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에 이름을 붙이고 로고를 만드는 기술 브랜딩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또 다른 변화는 연구 조직 개편이다. 코스맥스 본사의 연구소는 지난해 쿠션파운데이션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또 한 번 내놓기 위해 ‘영역 파괴’를 실현했다. 우선 연구를 위한 실험 공간과 사무 공간이 한 테이블로 이어져 있다. 또 크림과 파운데이션을 한 팀에서, 페이스오일과 립스틱을 또 한 팀에서 연구하는 등 기초와 메이크업 제품 간 구분을 없앴다.
올해는 한국, 미국, 중국 법인의 연구소를 각각 독립시키고 건강기능식품을 주로 생산하는 코스맥스BTI의 연구소를 강화했다. 코스맥스BTI가 인삼, 녹차 같은 자연에서 나오는 소재를 연구해 각 연구소와 공유하고, 각 연구소는 각 나라의 환경에 맞춰 화장품을 연구, 개발한다.
이 회장은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뷰티박람회 준비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중국의 한 거래처에서 “부스에서 ‘코리아’를 뺐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온 것이다. 한국 기업 제품을 납품받는다는 것을 소비자나 유통업체가 알면 곤란하다는 이유였다. 이 회장은 “고민 끝에 거절했다. 중국 법인의 직원들은 코스맥스가 중국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을 숨긴다면 그들이 떳떳이 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던 미국 시장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댈러스시에 공장 설립 관련 미팅을 하러 갔는데 ‘한국 화장품 회사’라고 하니 그곳 공무원들의 시큰둥하던 태도가 확 달라지더군요. 그만큼 지금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이 인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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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