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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안아키 자연치유법, 따라해선 안돼”

입력 | 2017-05-31 03:00:00

“예방접종 안하면 감염병 대유행… 아토피 방치땐 2차 합병증 불러”




“안아키의 주장은 백신이 없었던 1800년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다.”(엄중식 가천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최근 논란이 된 ‘약을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카페’가 추구해온 자연치유법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감염병, 피부과 전문의들은 “안아키의 주장은 의학적 근거가 전무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수두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드물지만 2차 세균감염 폐렴 뇌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임신부는 기형아 출산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예방 접종은 꼭 해야 된다”고 했다. 안아키는 수두 홍역 등 필수 예방 접종은 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백신 부작용이 더 위험하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예방 접종을 안 하는 사람이 늘면 지금은 거의 사라진 감염병이 다시 대유행할 수 있다. 그 후폭풍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안지영 홍보이사(피부과 전문의)는 안아키가 주장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법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고 2차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아키는 아이가 아토피피부염이 있을 때 가려우면 긁게 놔두고 햇볕을 쪼이고 소금물로 씻기라고 권고한다. 안 이사는 “가려운 곳을 긁게 놔두면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생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면 형제자매나 이웃 아이에게까지 질환을 옮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환자의 꾸준한 관리만이 아토피피부염 증상 악화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며 “특히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열이 나도 해열제를 먹이지 말라는 안아키의 주장에 대해 엄 교수는 “심장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뇌질환이 있는 아이는 반드시 해열제를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부전에 뇌손상까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