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강세 속 투자전략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도 잇따라 지수 전망치를 올리면서 코스피 3,000시대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호황일수록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 커진다. 뒤늦게 들어갔다가 상투를 잡는 게 아닌지, 엉뚱한 투자로 남의 잔칫집 구경만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일부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은 여전히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외국인·기관이 코스피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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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연기금 등 기관도 가세했다. 국민연금은 25일 올해와 내년 국내 주식에 20조 원을 더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불 붙은 코스피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말 18.4%였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2022년까지 20%로 늘리기로 해 앞으로 주식투자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외국인이 이끌던 상승장에 기관투자가까지 본격 합세했다”며 “금융투자 쪽이 발 빠르게 대응했고, 앞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보험·은행 등도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2,600까지 간다
일각에서는 단기과열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대신증권은 29일 “코스피가 2,300을 넘어선 현재 주가 수준에서 더 상승할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스피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세가 더 뚜렷해져야 하는데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1분기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글로벌 정치 리스크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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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IT 업종 중심 상승세 지속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강세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새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소형주까지 상승세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정책 중심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쏠려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상장 종목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거치면서 새 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되고 글로벌 경기 개선세가 뚜렷해지면 종목별로 중소형주까지 상승세가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슈퍼 사이클(초장기 호황)’에 올라탄 반도체 등 IT 업종의 주도 흐름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밖에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은행 업종과 증시 호황의 1차적인 수혜업종인 증권업종 등도 유망한 종목으로 꼽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