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中3 대입, 수능-내신 절대평가 여부 7월까진 깜깜
고등학교 입시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정부가 논의 중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 폐지 공약이 3대 핵심 변수다. 외국어고 등 폐지 여부는 당장 결정되지 않지만 수능 절대평가 전환 및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은 7월에 결론난다. 이 변수들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고교 간 유불리가 엇갈리고, 중학교 3학년생의 고교 선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핵심 3요소 조합 따라 판도 변화
①수능 절대평가 전환=자사고와 특수목적고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일반고에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자사고는 수업 편성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국어 수학 영어 위주로 수업을 짜는 등 수능 대비에 강점을 보였다. 서울 강남 지역 일반고는 수능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는 정시모집에서 입시 성적이 좋았던 만큼 유리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자사고를 비롯해 서울 강남 일반고 등 수능에 강점을 보였던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②고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리하고 일반고에는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우수한 학생이 몰려있는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은 좋은 내신 성적을 받기 어려웠는데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이 학생들이 감수해왔던 내신의 불리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특목고와 자사고에서는 최대 70%까지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③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고입 판도에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 폐지가 가시화되면 해당 고교 지원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꺼번에 폐지되지 않고 몇 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일반고로 전환되면 남아있는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에 지원자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또 일반고로 전환된다고 해도 학습 분위기와 교사진 등이 적어도 몇 년간은 유지되면서 당분간 선호도 높은 학교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머리 아픈 중3 학부모
중3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고입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모 씨(46·여)는 성적이 상위권인 딸을 외국어고에 보내는 대신 아예 경기 지역 일반고로 진학시키는 걸 고민 중이다. 수월하게 내신을 받고 동시에 주말에는 대치동에서 사교육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 내신을 잘 받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중하위권 성적을 가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이모 씨(48)는 “아들의 모의고사 성적이 낮아 당초 ‘인서울’ 정도만 생각했는데 내신 관리에 신경 쓰고 학생부 관리만 잘하면 서울 상위권 대학까지 노려볼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고등학교 1학년 내신을 망쳐버리면 아예 상위권 대학 입시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며 혼란스러워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