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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김원득]해외입양보다 국내입양이 먼저다

입력 | 2017-05-16 03:00:00


김원득 중앙입양원 원장

가정의 의미는 무엇과 바꿀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물리적 경제적 보호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자매와 더불어 살아가면서 정서적 지지와 교류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2015년의 경우 4503명이다(보건복지부 통계). 2016년 현재 1만4001명이 보호시설에서 생활한다. 가정을 찾아주는 방법으로 입양이란 제도가 있지만 실제 입양으로 새 가정의 품에 안긴 경우는 2015년 1057명(국내 683명, 해외 374명)뿐이다.

최근 입양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이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평범한 이웃이 공개 입양으로 가족을 이루는 경우도 이제는 별스러운 사건이 아니다. 강내우 씨 부부는 결혼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입양을 하게 된 사례이다. 이름이 같은 동갑내기 부부 이보람 김보람 씨는 영아원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접하며 이들에게 자신의 친자녀 둘과 똑같은 가정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는 바람으로 입양을 결심했다.

다만 입양이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54년 첫 해외 입양 이후 2015년까지 16만6512명이 해외로 입양됐다. 같은 기간 국내 입양은 7만9088명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 사회 속 가정에서 이탈된 아동을 우리 공동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대전제에 어긋나는 일이다. 해외 입양을 나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외 입양에 앞서 우리 사회가 가정을 잃은 어린이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이다.

대한민국은 초저출산 시대다. 머지않은 미래에 현재 5170여만 명인 인구가 반 토막 날 것이란 절망적 전망까지 나온다. 그런 나라가 아이들을 외국으로 입양 보낸다는 것은 온당치 않다.

결혼과 출산만이 가족 구성의 절대 원칙이라는 생각은 이미 효력을 잃었다. 입양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의 탄생’이다. 모든 국민이 우리 공동체의 아이를 직접 돌보겠다는 책임의식과 그들을 사랑으로 보살핀다는 열린 마음으로 입양을 받아들이면 좋겠다.

김원득 중앙입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