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명예교수
흥미롭게도 우리나라 밖에서 농업은 첨단 혁신산업이 되고 있다. 지금도 삼성전자 규모가 되는 카길, 네슬레, 몬산토 같은 농산업 회사가 즐비하다. 나일론을 발명한 세계적인 화학회사 듀폰도 주력 분야를 섬유에서 농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첨단 미래농업의 한 분야로 주목을 받는 스마트팜의 세계 시장 규모도 5년 후에는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한국 밖에서는 농업의 미래를 밝게 보는데, 왜 한국에서는 농업으로 꿈을 펼치려는 젊은이가 없는 것일까? 도시는 젊은 실업자로 넘쳐나는데도 말이다
이제 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해 첨단 농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우선 농민과 기업 및 지역사회가 함께 첨단 농산업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 인력을 마련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농민은 생산과 가공을, 기업은 유통과 판매를, 지역사회는 자본과 소비를 각각 제공해 첨단 농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각자의 기여에 맞게 이익이 분배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서유럽 국가들이 1990년대 중반부터 힘써온 여유와 안정, 깨끗한 환경과 같은 농촌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함인 ‘농촌 어메니티(rural amenity)’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이정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