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채널A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 궂은 날씨에도 인천 6200여명 북적… 온가족 총출동 그림축제 자리매김
13일 인천을 비롯해 전국 5개 시군에서 ‘2017 제3회 생명의 바다 그림대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대회장에 나온 초등학생들이 크레용을 쥔 고사리손으로 상상 속 바다를 그려 나가고 있다. 인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수도권 대회장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 동구 만석부두 공영주차장, 서구 정서진(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앞 아라빛섬)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62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학생들은 돌풍과 소나기가 몰아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바다의 모습을 생생하게 캔버스에 담았다.
솔찬공원에서는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이 바닷가 옆 1m 높이의 펜스를 따라 설치된 나무 덱 위에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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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학생들은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될지 모르는 바다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을 그림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이나라 양(17·인천 박문여고 1학년)은 바다가 오염돼 태어날 때부터 지느러미와 턱에 장애를 가진 돌고래가 인간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은 뒤 푸른 바다를 건강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그렸다.
안전한 사회에 대한 염원도 엿볼 수 있었다. 바다의 거북선을 사실감 있게 표현한 정수지 양(14·청량중 2학년)은 “우리나라의 안전이 요즘 주변국 등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우리 바다를 안전하게 지켜낸 것처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거북선을 그렸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대회의 관심은 높았다. 서울 송곡여고 ‘미술중점반’ 1, 2학년 16명은 서구 정서진으로 단체 출전을 했다. 이윤재 양(17·송곡여고 2학년)은 “1학년 때는 주로 교내 대회만 참가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교외 대회에 나왔다. ‘생명의 바다’를 표현하기 위해 아기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학생뿐 아니라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 어린 동생을 모두 데리고 나온 가족이 많았다. 단순한 사생대회를 넘어 봄나들이 축제행사로 자리매김한 모습이었다. 부산 연제구에 사는 고병식 씨(76)는 “어제 인천의 딸 집에 놀러 왔는데 손자가 대회에 나간다고 해 사위 등 4명이 같이 왔다”며 “손자가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니 참 흐뭇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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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은 사내 공지를 통해 모집한 이서이 양(8·명선초교 1학년) 등 20여 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인하대병원과 가천의대 길병원은 응급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을 파견했다. 연수 김안과(김학철 대표원장) 의료팀은 솔찬공원에서 무료로 눈 건강 상태를 봐줬다. 인하대 최순자 총장과 이흥수 동구청장을 비롯해 인천시 문화예술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직원들도 대회장을 찾아 학생들을 격려했다. 인천 중부·서부·연수경찰서, 중부·서부·남동소방서 직원들도 안전한 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김배중·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