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대관식에도 사용됐던 카네이션의 어원은 ‘신성한 꽃’이지만 그 의미는 색상과 나라에 따라 다르다. 붉은색 카네이션은 사회주의와 노동운동의 상징이어서 이탈리아 등에선 노동절 행진 때 쓰인다. 흰색은 순수한 사랑의 상징이고, 자주색 카네이션은 프랑스에선 장례식용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로 패션 감각이 비범했던 오스카 와일드는 녹색 카네이션을 즐겨 달았다. 그가 동성애 사건에 휘말렸던 탓에 녹색 카네이션은 동성애자들의 상징이 됐다.
▷한국에선 8일이 어버이날이지만 미국 등 상당수 국가는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기념한다. 1908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그래프턴의 한 교회에서 애나 자비스라는 여성이 몇 해 전 작고한 어머니를 기리는 모임을 가진 것이 유래다. 그때 애나는 생전에 어머니가 좋아했던 흰 카네이션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 어머니 사랑의 순수함을 상징하기 위해서였다. 요즘엔 형형색색의 카네이션이 넘치니 선택도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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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흥 논설위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