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한 범죄오락 영화들.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범죄 이야기를 다룬 배우 한석규 주연의 ‘프리즌’(첫번째 사진)과 신종 범죄사기극을 다룬 ‘원라인’(두번째 사진), 게임을 소재로 활용한 범죄오락 영화 ‘조작된 도시’. 쇼박스·NEW·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한풀 꺾인 범죄오락 영화
그간 한국 극장가는 범죄오락 영화의 ‘전성시대’였다.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섞인 이들 영화는 자극적인 표현과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는 결말로 통쾌함을 안겨주며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엔 살인 누명을 쓴 검사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 ‘검사외전’이 97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2위를 기록했고, 2015년엔 온갖 악행을 일삼던 재벌 3세와 이를 소탕하려는 경찰의 대결을 그린 ‘베테랑’이 1341만 관객을 끌며 그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 관객 피로도 증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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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지난해와 올해 같은 기간(1∼4월)의 흥행 상위 50위 영화를 살펴보면 범죄오락 영화 편수는 6편에서 8편으로 늘었지만, 평균 관객 수는 14만 명가량 줄었다”면서 “최근의 답답한 정치 현실 탓에 굳이 영화관에서까지 잔혹하고 어두운 영화를 보기 싫어하는 관객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슷한 범죄오락 영화 일변도의 극장가에선 애니메이션과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외국 영화가 틈을 파고들어 흥행에 성공했다. ‘미녀와 야수’(513만 명)와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356만 명)이 대표적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국내 관객들이 액션과 드라마 요소가 섞인 범죄오락 장르 영화를 선호하는 만큼 계속 이 장르의 영화가 나오겠지만 차별화에 주력하지 않는다면 예전 같은 흥행을 기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