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강명순 옮김/264쪽·1만6000원·메리맥
‘미하엘’은 나치 정권에서 선전선동을 담당했던 히틀러의 오른팔이자 ‘프로파간다의 달인’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가 쓴 반자전적 소설이다. 괴벨스는 본격적인 나치스 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1923년 26세의 나이로 이 소설을 썼다. 소설의 주인공 미하엘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암울한 독일 사회에서 부활을 꿈꾸는 청년의 모습을 그렸다.
“길을 잘못 들어 방황하고 실패하는 우리 민족 때문에 고통스럽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의 힘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았다. 조만간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 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내가 그 사람이 되고 싶다.”
괴벨스는 히틀러가 자살한 바로 다음 날인 1945년 5월 1일 베를린 총리 관저에서 아내, 6명의 자녀와 동반 자살하며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미하엘의 일기를 읽다 보면 괴벨스 개인적으로나 세계 역사에서나 비극의 씨앗이 처음 싹트는 장면을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쓰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