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관련 서적 활황의 이면 전문서 특성상 번역에 2∼3년 소요… 과학 이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10년 전 책 신간으로 출시되기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의 과학 분야 신간 진열대.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하지만 출판계 관계자들은 “신간이 많이 생산되고 언론에 빈번히 노출된다고 해서 곧바로 과학 책을 구매해 읽는 독자가 많아졌다고 보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김상욱의 과학 공부’, ‘인포메이션’ 등 굵직한 과학 책을 잇달아 펴내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과학서적 전문 출판사 동아시아의 한성봉 대표는 “양적인 변화가 다소 나타났다고는 볼 수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 과학 책 출판이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발견과 학설이 줄줄이 쏟아지는 과학 영역에서 최신 이슈에 뒤처진 텍스트를 읽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 한 대표는 “번역 등 제작 과정에서 한계를 감수할 수밖에 없긴 하지만 화제작의 원서가 출간된 지 2, 3년 뒤가 아니라 가끔은 10년 가까이 지나서 번역본이 나올 때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과학책 신간이 늘어난 이면의 내실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과학책 판매 비중은 2014년 1.0%에서 지난해 1.3%로 미미한 증가에 그쳤다. 한국출판인회의 김한청 기획위원장은 “서구 선진국 과학책 시장은 한국과 뿌리가 다르다. 과학에 대한 일반 독자의 관심이 탄탄하고, 기초과학 토대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필자가 넘쳐난다. 해외 도서전 등을 통해 그 엄청난 ‘과학 책 더미’ 속에서 어느 정도 알짜배기들이 감별됐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라고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