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개장 ‘서울로 7017’ 가보니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 친화 공간으로 바꾼 ‘서울로 7017’이 5월 20일 개장한다. 25일 서울 중구 중림로 근처 빌딩에서 내려다본 서울로 7017에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5일 서울 중구 만리재로 서울역 고가도로 위에선 낡은 고가를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꾸는 ‘서울로 7017 프로젝트’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로 7017’의 7017은 서울역 고가가 세워진 1970년과 새로운 보행로가 완성된 2017년을 합쳤다. 서울로가 회현역, 서울역 광장, 만리재로를 비롯해 17개 길로 이어진다는 의미도 담았다. 예산 597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퇴계로 회현역부터 만리재로 만리동광장까지 걷는 길 1024m가 생긴다.
다음 달 20일 개장을 앞두고 찾은 공사 현장에서 옛 고가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기존 구조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고가의 외부 틀은 그대로 남았다. 그러나 내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17m 공중에서 20여 분간 거닐며 바라본 서울은 평소와 사뭇 달랐다. 도심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운전 중 정신없이 지나친 주변 풍경이 또렷하게 눈에 새겨졌다. 고층빌딩에 가린 작은 집들과 서울역 광장의 사람들도 보였다. 퇴계로의 대우재단빌딩과 호텔마누로 들어갈 수 있는 연결로도 있다. 문화재청의 요청으로 일부 구역에는 옛 고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상판과 난간 같은 흔적을 조금씩 남겨뒀다. 소규모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도 있다. 다만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고 이용 자제 안내를 할 계획이다. 10cm 이상 폭설이 오면 걸을 수 없다.
그러나 ‘걷는 즐거움’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점도 있었다. 도로 폭이 서너 걸음밖에 되지 않는 곳도 있어 사람들이 몰리면 걸음을 늦춰야 했다. 곳곳에 설치된 화분이 오히려 장애물이 되기도 했다. 햇볕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업 기간 여러 차례 지적된 안전이나 주변 교통 혼잡 문제는 걱정할 것 없다고 서울시는 자신한다. 사업비의 40% 이상을 고가 안전 보강에 투입해 내진 1등급, 안전 B등급 수준에 올라섰다고 한다. 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난간과 폐쇄회로(CC)TV 29대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모니터링을 해보니 주변 도로의 교통도 거의 정상화됐다”면서 “개장 이후에도 시민 안전과 불편 최소화를 위해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