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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30대의 현실을 들여다보다

입력 | 2017-04-19 06:57:00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쌈, 마이웨이’ ‘병원선’ ‘노 섹스 앤 더 시티’
취준생·30대 사춘기·비혼족 등 현실 반영

30대의 고민과 아픔을 전면에 내세우는 드라마가 안방극장으로 밀려온다. 현실의 각박함에 연애, 취업(인간관계),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일명 ‘N포세대’의 속내를 들여다봄으로써 30대 시청자의 높은 공감을 목표로 한다. 5월15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7월과 9월에 각각 방송 예정인 MBC ‘병원선’과 ‘노 섹스 앤 더 시티’가 3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출격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나 제작사는 TV 시청 비율이 높은 10∼20대의 시선을 끌기 위해 아이돌 스타를 대거 캐스팅해왔다. 또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사극이나 자극적인 설정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 이로 인해 30대는 주요 시청층에서 비켜나 있었다.

이런 와중에 ‘쌈, 마이웨이’와 ‘병원선’ ‘노 섹스 앤 더 시티’가 지금의 30대를 그린다.

‘쌈, 마이웨이’는 꿈을 이루려는 서른살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아픔을 다룬다. 극중 박서준은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돼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을 지녔지만, 한 사건에 휘말리며 인생이 꼬인다. 김지원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지만 매번 방송사 공채에서 떨어진다. ‘스펙’에서도 밀리는 이들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청춘’에 기대며 ‘남들이 뭐라 하든, 우리의 길을 간다’는 자세로 인생을 산다.

‘병원선’은 의사라는 확실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청춘의 가슴을 파헤친다. 1986년생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를 극복하고 진심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다시 태어나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느끼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카르페 디엠’(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의 의미도 되새긴다.

두 드라마가 30대 초반 직업을 정하고 그 안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단계에 집중한다면, ‘노 섹스 앤 더 시티’는 돈과 명예까지 거머쥔 1982년생 30대 ‘비혼’(자신의 의지로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의 삶을 파고든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딸과 부모의 관계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딸과 부모는 가장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사이일 수 있다는 설정으로 접근한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30대는 시청 비율이 높지 않아 이들의 실제 모습을 드라마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이들의 평균적 삶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드라마가 첫 번째로 추구하는 재미가 덜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감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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