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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지금 들어가셨습니다”…이영선, ‘비선진료’ 상황 실시간 보고

입력 | 2017-04-14 19:04:00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습니다. 2시간 소요 예정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열린 청와대 경호관 이영선 씨(38)의 첫 공판에서 이 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 이 씨가 이른바 청와대 ‘비선진료’에 개입한 구체적 정황을 공개했다.

이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장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를 ‘쌤(선생님)’으로 호칭하며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 상황을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이날 특검이 공개한 이 씨의 문자메시지 중에는 “VIP(박 전 대통령) 지금 수액 맞으러 들어가셨습니다” “손님(비선 진료 관계자) 정문 통과했습니다” 등의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검 측은 “(문자메시지 등은) 이 씨가 비선 진료인들의 청와대 출입과 진료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일명 ‘주사 아주머니’ 박모 씨(60·여)는 최 씨의 소개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주사를 놓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간호조무사 출신인 박 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교회에서 처음 최 씨를 만나 필요할 때 최 씨에게 주사를 놔주며 친분을 쌓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후 2012년 12월 초, 최 씨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주사를 놓았다. 그는 2013년에도 총 4차례 이 씨의 차를 타고 청와대 관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등을 놓아줬다.

박 씨는 “청와대 출입시, 신원조회에 필요한 서류를 내거나 검문·검색을 받은 적은 없다”며 “매번 주사를 놔준 뒤 이 씨로부터 1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이 신청한 안 전 비서관과 일명 ‘왕십리 원장’으로 불리는 운동 치료사 이모 씨, ‘기치료 아줌마’ 오모 씨 등을 21일 증인 신문하기로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