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환 파스퇴르연구소 팀장 국내 유일 열대성소외질환 연구… “20∼30년뒤 내다보는 안목 필요”
노주환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리슈만편모충증 연구실 팀장은 국내 유일의 열대성소외질환(NTDs) 연구진을 이끌고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지난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한국에서는 역사상 두 차례만 발병한 희귀 감염병을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를 만났다. 두 차례 중 한 차례는 반려동물에게서 나온 감염 사례다.
국내 유일의 열대성소외질환 연구진을 이끄는 노주환 팀장(33). 열대성소외질환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 저개발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7개 열대성소외질환 중 그의 중점 연구 분야는 이름도 생소한 ‘리슈만편모충증(Leishmaniasis)’이다. 한국에서 2004년 강원도의 노인, 2006년 반려견에게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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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팀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저개발국의 문제였던 리슈만편모충증이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모래파리는 1년에 3개월 이상 15.6도 이상을 유지하는 지역에 서식한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 13.6도를 기록한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다.
연구진의 최종 목표는 독성이 약하고 약효는 뛰어나면서 값은 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 2013년 연구를 시작해 현재 약효를 갖는 유효 화학물질들을 발견한 단계다. 동물실험을 거쳐 치료 후보물질로 확인되면 인도에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열대성소외질환은 여러모로 기회다. 축적된 연구가 적어 새로운 학문적 발견을 할 가능성이 높다. 노 팀장은 “지금은 소외된 질환이 20∼30년 후에는 3대 질환에 속할지 모른다. 장기적 안목의 미래지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