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한 두산 민병헌은 휴식일인 10일에도 잠실구장에 나와 배트를 휘둘렀다. 연습은 결과로 바로 나타났다. 민병헌은 11일 두산 KIA전에서 1번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4안타 3타점 활약으로 팀의 16-4 대승을 이끌었다. 4연패 사슬도 동시에 끊어졌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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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민병헌(30)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안타를 못 치는 날은 물론이고, 안타를 쳐도 제대로 된 자신의 타격 타이밍이 아니었으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에 빠진다. 마음이 답답하면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쉬는 날 잠실구장에 나와 만족할 때까지 방망이를 휘두른다. 단순히 많이 치는 게 아니다. 자신의 타격 밸런스, 타이밍을 생각하면서 1구, 1구 신중하게 타격을 한다.
민병헌은 10일에도 야구장에 나와 개인훈련을 했다. 일주일에 하루 주어지는 휴식일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300개에 가까운 공을 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는 개막부터 9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0.265, 4타점에 그쳤다. 팀도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책임감 강한 그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피곤한 몸을 일으켜 배트를 다시 손에 쥐었다.
훈련 효과는 확실했다. 민병헌은 11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사실 그동안 내 스윙이 아니었다. 직구는 늦고, 변화구는 빠르고 좀처럼 공을 쳐내지 못했다”며 “훈련을 하면서 공을 앞에 잡아놓고 치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은 뭔가를 찾은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지켜봐 달라. 분명히 다를 것이다. 만약 안타를 못 치면 몸에 맞아서라도 나가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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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은 경기 후 “4안타를 때린 것은 운이 따랐지만 공식훈련 때 타격감이 좋았다. 경기 전 자신이 있었다”며 “그동안 투타밸런스에서 엇박자가 났는데 앞으로는 투수들이 부진해도 타자들이 메울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