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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적인 창 vs 돌부처 방패’… 북핵 해법 놓고 첫 담판

입력 | 2017-04-05 03:00:00

[美中 6일 정상회담]첫 대면 트럼프-시진핑 충돌 예고




“위대한 국가를 다시 세우겠다는 점만이 공통점이고 거의 모든 측면에서 다르다. ‘트위터 고수’와 ‘심사숙고형 지도자’라는 기묘한 커플의 회담이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개인적 배경이나 정치 스타일,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 등 모든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트럼프는 직접 트위터나 입담 거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핵 해결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등 공격적인 ‘창’ 스타일이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선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도 “시 주석을 존경한다”고 언급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를 포함해 미국의 고위 관리와 상하 양원까지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시 주석은 아직 한마디도 직접 대꾸하지 않는 ‘돌부처형 방패’ 스타일이다. 2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에 매우 중요하다. 회담 성공을 위해 양측은 노력하자”며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대신 응수하게 했다.

사업가 아버지를 둔 ‘금수저’ 부동산 재벌이자 리얼리티쇼를 진행한 엔터테이너 출신인 트럼프는 미 역사상 외교를 포함해 국정 경험이 전혀 없는 첫 대통령이자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는 ‘워싱턴 아웃사이더’다. 반면 시 주석은 1982년 현(縣) 정부 서기를 시작으로 35년간 지방과 중앙 정부에서 근무한 베테랑 정치인이다. 사회주의 혁명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총리였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의 실각으로 농촌으로 쫓겨 가는 등 정치적 풍파를 겪으며 자랐다.

직선적이고 간단명료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트럼프는 지난달 이민문제 등으로 관계가 껄끄러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백악관을 찾아와 악수를 청하자 이를 애써 외면하며 거부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트럼프가 충돌과 마찰을 무릅쓰고 직설적으로 시 주석을 압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 측의 우려는 두 정상 간 정책 갈등이 아니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시 주석이 체면을 잃지 않는 게 중국의 우선 사안”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예측 불가능한 대화법을 구사하는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시 주석에게 결례를 범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는 말이다.

FT는 올가을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갈등을 빚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3일 전망했다. 양국이 충돌하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나고, 보다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화살이 시 주석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북핵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하는 데 대해 중국이 ‘유엔 제재와 평화협정 대화 병행’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얼마나 미국 요구를 받아줄지에 따라 양국 관계는 큰 분수령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양국 간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때문에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보고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공세를 펴고, 중국은 대미 무역 흑자는 자연스러운 시장 질서에 의한 것이라고 방어하면서 큰 시각차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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