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에 지갑 여는 사람들… 국내 시장 규모 年1조원대로 성장
▲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의 ‘템퍼’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전동침대를 살펴보고 있다. 스프링이 없는 폼 매트리스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원하는 각도에 따라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질 좋은 수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덕분에 전체 가구 시장 중 침대 시장의 성장성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침대 부문 매출 신장률은 전년보다 각각 10.1%, 10.2% 증가했다. 두 백화점의 1분기 가구 매출 신장률(8.1%로 동일)보다 더 높았다.
2011년 출시한 한샘의 매트리스 브랜드 ‘컴포트아이’는 올해 2월 판매량(1만8600개)이 출시 당시(2000개)보다 9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한샘 관계자는 “비슷한 사양임에도 경쟁사보다 최대 20%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매트리스 브랜드 ‘엔슬립’을 선보인 현대리바트도 가성비를 앞세우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2015년에 나온 폼 매트리스 ‘엔슬립 누베’는 한국인의 수면 습관과 체형을 고려해 만들었다. 퀸사이즈 기준 가장 비싼 제품이 199만 원으로, 수입품에 비해 저렴하다”고 말했다. 올 1분기 현대리바트의 매트리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7% 성장했다.
유일하게 매트리스 렌털 사업을 하는 코웨이는 지난해 17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48%가 늘었다. 월 렌털료가 2만∼4만 원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게 특징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월 렌털료를 모두 합치면 침대 값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주기적인 매트리스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총, 천연 무명 등을 사용해 수작업으로 만든 영국 프리미엄 침대 ‘바이스프링’. 신세계 백화점
덩달아 차 한 대 값을 호가하는 수입 프리미엄 침대의 성장률도 높은 편. 1분기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침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0% 올라 전체 침대 부문의 매출 신장률(10.1%)보다 높았다. 세계 3대 침대 영국 ‘사보이어’(2000만∼5000만 원대), 영국 ‘바이스프링’(2000만∼9000만 원대), 스웨덴 ‘해스텐스’(899만∼1억6800만 원대)가 모두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프리미엄 침대는 말총 등 천연 소재를 사용하며 수작업을 통해 제작된다.
박은혜 현대백화점 가구담당 바이어는 “침대 시장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시장과 가성비 시장으로 양분되고 있다.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침대 시장의 성장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