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를 시청하지는 못하지만 외국인 선수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기회라 시간 날 때마다 잘 챙겨 봐요.”
매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 최강팀을 뽑는 ‘3월의 광란’은 ‘만수(萬手·만 가지 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유난히 집중하면서 보는 농구 축제다. 비록 프로가 아닌 대학 선수들의 무대이기는 하나 머지않아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하는 예비 농구 스타들의 잠재력과 미국 농구가 왜 강한지 그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올해 ‘3월의 광란’의 주인공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전 시카고)의 모교인 노스캐롤라이나대였다. 노스캐롤라이나대는 4일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2017 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챔피언십에서 곤자가대를 71-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첫 우승에 도전한 곤자가대는 전반을 35-32로 앞섰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14개의 실책(노스캐롤라이나 4개)을 범한 데다 후반 막판 슛이 빗나가면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이날 스타디움에는 무려 7만6168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그 열기는 NBA 챔피언결정 7차전 못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이 후반 접전 상황에서 자주 반칙 ‘콜’을 하며 흐름을 끊은 것이 옥에 티였다. 심판 3명은 후반 20분 동안 돌아가면서 양 팀 선수들에게 27개의 반칙을 선언했다. 치열하게 수비를 한 양교의 주력 센터들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나면서 묘미가 사라졌다. 폭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이 경기는 축제를 망친 심판 3명의 이름부터 기억해야 한다”, “심판들이 축제를 폐허로 만들었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NBA 슈퍼스타인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도 “어떤 남자라도 참고 볼 수 없던 경기”라며 “나는 ‘키즈’(선수)들이 실력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