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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이사할 때 건진 보물

입력 | 2017-04-03 03:00:00


이사하면 보물이 나온다.

사무실 자리를 같은 건물 다른 층으로 최근 옮겼다. 수년간 벽장에 박아둔 물품을 그 덕에 정리하게 됐다.

작업은 고단했지만 옛날에 내가 숨겨둔 선물들을 잘 받았다. 갖고 있는지도 몰랐던 괜찮은 CD 몇 장. 다른 부원들과 마찬가지로, 필요 없는 것들은 한쪽에 빼놔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얼마 뒤에 다른 부서 선배가 오더니 버려진 물품 더미를 뒤지다 음반 한 장을 쏙 빼들었다. “오, 나 루퍼스 웨인라이트 좋아하는데! 이거 버리는 거?”

‘헉. 내가 좋아하는 웨인라이트를 내 손으로…. 못 보고 대충 집어 버렸나 보다.’ 아린 속을 감추고 ‘쿨’하게 양보했다. “네!”

30분 뒤, 그 선배가 그 음반(사진)을 돌려줬다. “에이, 이거 시낭송 같은 거잖아.” 횡재. 대중가수인 웨인라이트가 이례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들을 재해석한 그 음반은 도이체그라모폰 딱지까지 달려 있어 꽤 멋지다. 이런 걸 반전이라 부르나.

집에 가져와 흐뭇한 눈으로 음반을 틀다가 깨달았다. ‘이거… 내가 버린 거 아닌데….’ 누군가에게 감사드린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