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 2년만에 챔프전 우승
경험이 패기를 앞섰다.
6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한 흥국생명은 21세 에이스 이재영을 비롯해 평균연령 25.4세(리베로 포함 선발 7인 기준)인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기대를 걸었다. 최근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한 IBK기업은행(7인 기준 평균 27.7세)의 믿는 구석은 큰 무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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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베테랑 세터 김사니(36)와 리베로 남지연(34)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흥국생명에서는 보기 어려운 강점이었다. “(우승이 확정될 때까지) 설레발치지 말자”는 큰언니들의 말은 선수단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게 했다.
선수들의 투혼도 빛났다. KGC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 때부터 이틀 간격으로 7경기를 내리 소화하느라 체력을 소진한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수액주사까지 맞아가며 챔프전에 임했다. 2차전에서 기존 센터 포지션 대신 라이트 공격수 역할을 맡았던 김희진은 경기 뒤 탈진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공격에서는 ‘우승 청부사’ 외국인 선수 리쉘(23)이 선봉장 역할을 했다. 1∼4차전에서 모두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리쉘은 이번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리쉘은 상대 팀 외국인 선수 러브(196cm)보다 12cm 작은 키(184cm)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하체 근력을 바탕으로 시리즈 내내 압도적인 공격력을 발휘했다. IBK기업은행으로서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맥마혼(손가락 수술)의 결장으로 챔프전 우승을 놓친 아쉬움도 한자리에서 풀었다.
2010년 창단한 여자부 ‘막내’ IBK기업은행은 이번 우승으로 V리그 진입 6시즌 만에 3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구단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았다.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참가한 흥국생명, KGC인삼공사와 나란히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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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