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전문가들이 말하는 한국축구 문제점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이 2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에서 시리아를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지만 팬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23일 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하면서 일어났던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잠들지 않고 있다. 시리아전에서 전반 4분에 선취 득점을 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 불안 등 고질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종예선에서 7번 싸웠다. 단 한 번도 맘 놓고 경기를 본 적이 없다. 선수 선발이 ‘그 나물에 그 밥’이고 전술에서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가면 큰일이 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대한축구협회가 나서서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한국 축구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싸울 상대에 대한 분석도 없고 상대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은 주위에서 지적하는 문제점을 남의 일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선수 선발이나 전술에서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데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백서를 쓸 정도로 자세하게 지난 경기에 대한 분석을 하고 어떻게 바뀔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에 희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강신우 전 MBC 해설위원도 “고비가 왔으면 어떡하든 탈출하려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전 위원도 선수 선발과 전략, 상대 분석 등에서 새로운 게 없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부탁한 한 방송 해설위원은 “지금 체제로 가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대한축구협회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대표팀 감독이라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3년 가까이 축구대표팀에서 진화라는 두 글자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퇴보시켰다. 선수 선발 등을 납득할 수 없는데 선수들이 어떻게 감독을 믿고 경기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다시 최종예선을 시작하는 6월까지 시간이 있으니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계속 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은 승점 13점으로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을 제치고 A조 2위를 달리고 있으나 승점 차가 1점에 불과하다.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받을 수 있고 조 3위를 하더라도 플레이오프가 있어 월드컵 티켓을 획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