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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청구 예상 못했다는 박근혜 前대통령, 판사에 직접 억울함 호소할듯

입력 | 2017-03-29 03:00:00

[박근혜 前대통령 30일 영장심사]영장실질심사 출석 배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해 억울함을 호소하면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를 설득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강 판사가 서면 심사로만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에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A4용지 12만 쪽 분량의 방대한 기록을 제출했다. 기록은 500쪽씩 1권으로 묶여 총 220권에 달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에서 298억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구속영장에 주요 범죄로 적시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같은 사안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우선 박 전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따라 국정 농단 사건 관련자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거나 증거를 조작하도록 할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주장을 펼 방침이다. 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 등 핵심 관련자들이 모두 구속됐기 때문에 서로 말을 맞추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박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강 판사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범죄 행위가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호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298억 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과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을 위해 제공한 77억 원, 동계영재센터 지원 등의 명목으로 전달한 16억 원 가량을 모두 뇌물로 판단했지만 이는 아무런 대가 없이 이뤄진 거래이므로 뇌물로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최 씨가 삼성 측에서 지원을 받은 사실 자체를 몰랐으며, 삼성 측에 특혜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지원 과정에 개입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또 검찰이 13가지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진이나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여한 인물들의 일방적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했기 때문에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돌렸다. 조 의원은 청원서에 “관련자 대부분이 구속돼 증거조작과 인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사실상 감금돼 있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도 없다”고 썼다. 조 의원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몇몇 의원의 요청도 있고 해서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며 “청원서가 어느 정도 모이면 다시 검찰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권오혁·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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