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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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경정)이 ‘십상시’ 문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전 경정은 26일 방송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3년 가까운 침묵을 깨고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난 2013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다.
박 전 경정은 “처음엔 비선실세에 대해 잘 몰랐다”며 “(정윤회 문건 속)‘십상시’라는 표현도 비선 주변에서 떠돌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십상시’가 측근이지만 결국 한나라의 패국을 가져온 나쁜 사례 아닌가. 그런데 내가 겁도 없이 그대로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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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경정은 “김기춘 실장 교체설 때문에 십상시 문서가 만들어졌는데, 그 문건 속에는 ‘권력순위 1위는 최순실’ ‘박지만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를 가깝게 하지마라’ ‘김기춘을 2014년 초중반에 그만두게 할 예정이다’ ‘이정현 홍보수석 역시 경질한다’ 등 내용이 담겼다”며 “그 문건 내용 중 ‘김기춘 비서실장이 곧 교체된다’는 것만 빼고 모두 맞았다”고 말했다.
이 문건에는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됐다.
박 전 경정은 “정윤회 씨도 문제가 있지만 나는 앞으로 더 큰 문제가 최순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모임에서 자기들끼리의 농담인지는 모르지만 ‘최순실 씨가 최고고 정윤회, 그 다음이 박근혜 대통령이다’라고 했다”며 “친분 있는 고위 공직자에게 ‘최순실 씨가 가장 힘이 강하고 대통령이 최순실로부터 많은 의견을 받고 반영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경정은 해당 문건을 작성해 보고한 뒤 ‘좌천 인사’라는 불이익을 당했다. 그는 문건 작성 후 갑자기 서울경찰청 정보부서로 인사 발령이 났다가 이틀 후에 발령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인사과로 발령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또 취소됐고, 이후 서울의 한 경찰서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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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이렇게 국민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국정 운영에 안 좋은 사태가 일어난 것에 한때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것에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라도 왜 이런 사태까지 왔는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처자식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자고 위안 삼았다”고 설명했다.
또 “문고리 3인방 중 구속된 정호성 말고도 이재만과 안봉근을 구속해야 한다”면서 “당시 이들의 위세는 김기춘조차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들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가 가진 그들의) 감춰진 비리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