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안타깝지만 김 씨는 가상이 아닌 실존인물이다. 실제로 그녀는 지난해 이 같은 극복하기 힘든 인생의 풍파를 경험했다. 다행히도 동네에는 그녀를 돕는 지원의 손길이 있었다. 이 손길은 신용회복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원금상환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해 주었고, 건강가족지원센터와 연계해 가족심리상담을 받도록 지원해 주었으며 한식조리기능사 직업훈련의 기회도 제공해 주었다. 마침내 그녀는 이 손길의 지원을 받아 동네 병원조리사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지원의 손길이 올해로 4년차에 접어든, 그리고 올해 전국적으로 100개까지 확산예정인 고용복지+센터이다. 고용복지+센터는 지역 내 고용센터, 일자리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복지팀, 서민금융센터 등 고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서비스기관을 한 장소에 모아 이용자 중심의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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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용복지+센터가 설립된다고 이 같은 기존의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고용복지+센터 스스로의 지속적 노력이 없다면, 즉 서비스의 중복조정과 연계강화를 꾸준히 시도하지 않는다면, 장소적 통합은 그 자체만으로 유의미하다 보기 어렵다.
비록 많은 기관이 한곳에 모여 있기에 다양한 운영상의 문제나 갈등이 발생가능하리라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통합을 이루어내는 노력, 앞서 그녀와 같은 사례를 많이 만들어가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김 씨의 사례가 전국 고용복지+센터로 확산되기 시작하는 데에만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식물에 비유하면, 고용복지+센터는 이제 막 싹을 틔웠을 뿐이다. 이 싹을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게 하고, 향기 좋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과 인내는 결국 잠재적 사회서비스 이용자인 우리 모두의 안녕(well-being)증진이라는 과실, 즉, 한 차원 발전된 새로운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