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실제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알코올 소비량은 2015년 기준 1인당 연평균 9.1L나 된다. 수입분을 포함한 술 출고량은 매년 증가해 2015년엔 375만 kL에 달하였다. 최근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 출시되면서 젊은이와 여성층을 중심으로 주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통념도 ‘술 권하는 사회’를 만드는 이유다. TV 드라마에선 만취된 인물이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청소년 연예인은 방송에 나와 성인이 된 후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이 음주라고 당당히 말한다. 2016년 청소년 온라인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이 술을 처음으로 접하는 나이가 13.2세, 음주량이 가장 많은 시기는 19∼29세다.
반면 해외에선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공공장소나 행사에서 음주를 권하고 있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다. 캐나다는 주류 판매가 허가된 음식점이나 주점에서만 음주가 가능하고 공원과 같은 공공장소는 개봉된 술병을 들고 다니는 것조차 처벌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도 공원과 광장, 공공산책로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모든 주류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술을 권하지 않는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절주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음주를 바라보는 관대한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주류 광고와 특히 대학 캠퍼스 내에서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
정기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