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택 해군 자문위원·계명문화대 군사학부 교수
미국 제35대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는 1943년 남태평양에서 일본 해군을 상대로 작전을 하던 중 정장(艇長)으로 있었던 어뢰정 PT-109호가 일본 구축함에 부딪혀 침몰하는 사고를 당한다. 대원 11명과 케네디는 폭풍우를 견디고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다. 미국인들은 케네디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이 사건에 대해 작전 실패로 책임을 묻기 전에 그를 전쟁 영웅으로 인정했다.
최 함장은 100명이 넘는 초계함의 지휘관이었다. 그는 전시가 아닌 평시 작전 중 북한 잠수정의 기습 공격으로 가족 같은 부하 46명을 순식간에 잃었다. 그는 피침 직후 어뢰 공격임을 직감하고 2함대 사령부에 이를 즉각 보고했다. 그리고 함장으로서 생존 식구 58명을 끝까지 챙겼다. 승조원들도 침착하게 최 함장의 지시에 따라 전원이 구출될 수 있었다. 함장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배와 함께 침몰해야 한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로 몰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조규택 해군 자문위원·계명문화대 군사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