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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지배하는 기업이 미래 선점… 대학 지원 늘려 고급인력 적극 육성을”

입력 | 2017-03-17 03:00:00

[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
“4차 산업혁명 주도할 젊은 두뇌들 스타트업 나서도록 판 깔아줘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사업화하는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겁니다.”

세계적인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59·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진)은 빅데이터 전문가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와 같이 강조했다.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에서 만난 차 원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빅데이터의 가치에 눈을 뜨고 무서울 정도로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진두지휘한 짐 하게만 스나베 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독일 제조업체 지멘스와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이사회 의장에 취임한 것을 두고 빅데이터의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목했다. 지멘스는 재고관리와 생산량 예측에, 머스크는 복잡한 해운 물류 분석에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차 원장은 우리도 빅데이터 분석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많이 축적된 것도 장점이다. 특히 한국처럼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가공할 만큼 많은 공적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국가가 없다는 것. 차 원장은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인재와 역량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차 원장은 빅데이터 분야에선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이를 자원으로 사업화에 도전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인력이 바로 창업에 나서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것. 차 원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영역을 발굴해낼 수 있는 청년층에 연구를 맡기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다. 대학이 활발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이를 통해 길러낸 고급 인력의 창업을 독려해 스타트업 문화를 활성화해야 4차 산업혁명기에 앞서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처럼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예산과 지원이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자는 제언이다. 차 원장은 인공지능 연구에서 앞서가는 미 스탠퍼드대에 ‘자연어 처리’ 연구는 서울대와 합동으로 하자고 제안해 올해 초 동의를 이끌어 냈다. 대학의 연구역량과 네트워크가 이만큼 충분히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차 원장은 “국가적으로 보면 눈에 띄는 혁신이 별로 없다”며 “빅데이터를 비롯해 미래산업을 주도하려면 명석한 두뇌를 가진 청년이 스타트업에 나설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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