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급증하며 김양식장 앞다퉈 확대 고흥군 “불법양식장 귀어인에 분양” 일부 어민들 “가격 폭락” 우려도
전남 고흥군은 다음 달까지 해조류, 패류 양식장 994곳(2만8628㏊)을 대상으로 관리 규약 위반, 어촌계원 아닌 사람에게 장기 임대, 청소 미이행 등 부실 관리에 대해 지도 단속한다고 15일 밝혔다. 고흥군 제공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11개 시군 김 양식장 면적은 5만216ha(2015년 기준)로 집계됐다. 전남은 전국 김 양식장 5만5254ha의 91%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김은 지난해 세계 100여 개 국가에 1만7835t(3억5300만 달러)이 수출돼 국내 농수축산물 수출품목 1위로 올라섰다.
한국김산업연합회는 올 1, 2월 김 수출액이 5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00만 달러에 비해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원료인 물김이 청정바다에서 자라고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물김을 말리거나 가공하는 기술이 발달한 것도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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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해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안에서 10km가량 떨어진 수심 30∼40m 깊은 바다에서도 김을 양식하고 있다. 류진규 씨(36·해남군 송지면)는 “해남은 바다가 좁아 신규 양식장 허가가 나지 않는다”며 “4∼5m 간격을 둬야 하는 양식장 줄을 2∼3m로 좁혀서 일한다”고 했다.
김 양식장이 확대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박영남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장(63)은 “물김이 과잉 생산되면서 고흥 일부 어민들은 물김을 폐기하고 전북 군산 어민들은 아예 채취를 포기했다”며 “정부가 올해 김 양식장 면적을 5% 확장할 계획인데 이렇게 될 경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나 전남도는 김 수출시장이 최대 5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산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물김 가격 폭락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또 전남 4개 군에서 김 양식장이 확대됐지만 청년 유입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촌계에 들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흥군은 불법양식장 565ha를 철거해 청년 귀어인에게 분양해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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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은 주민 6만7656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만5364명(37.5%)으로 전국에서 가장 고령화된 곳이다. 이 때문에 귀농·귀어 청년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무엇보다 어촌계 진입 문턱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청년이 돌아오는 어촌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