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맞아 ‘기억과 화해의 비’ 우지 강변에 설치
윤동주 시인(1917∼1945)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일본 교토(京都) 부 우지(宇治) 시의 강변에 기념비가 설치된다. 우지 시를 관통하는 우지 강은 윤 시인이 1943년 도시샤(同志社)대 영어영문학과 유학 시절 일본인 학우들과 야외 송별회를 하며 생전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은 장소다.
일본 시민단체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의 곤타니 노부코(紺谷延子) 사무국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을 얻어 우지 강변에 터를 확보했다.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공사가 끝나는 대로 설치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늦어도 올해 10월 전에는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동주 시인(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은 1943년 5, 6월경 도시샤대 유학 시절 학우들과 우지로 야외 송별회를 나와 생전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그해 7월 윤 시인은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다 옥사했다. 동아일보DB
곤타니 사무국장은 “교토 부 등에 수십 번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우지 시 시즈가와(志津川) 구에서 구 소유 땅에 건립하도록 허가해 줬다”고 말했다. 건립 예정지는 윤 시인이 아리랑을 부른 강변 근처로 사진을 찍은 다리가 보이는 장소다.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올해 일본 우지 시 강변에 세워지는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에는 시인의 작품 ‘새로운 길’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새겨진다.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 제공
현재 일본에는 윤 시인이 유학했던 교토의 도시샤대와 당시 하숙집이 있던 자리(현 교토조형예술대)에 비석이 있다. 이번에 건립되는 우지 기념비는 가장 크며 시민들의 노력으로 대학 교내가 아닌 장소에 처음 세워지는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