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국내 과학영재 상당수는 H-1B 받은 이민자들의 자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외국인 전문취업(H-1B) 비자에 대해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전락해 미국인의 일자리만 뺏고 있다”고 비판했다. H-1B 비자의 사실상 폐지나 대대적 축소 방안을 검토해 온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부터 H-1B 비자의 급행처리 서비스를 6개월간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외국인 우수인력 채용을 위해 애용해 온 H-1B 비자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자 사설에서 “미국 과학 영재들의 상당수가 이민자, 특히 H-1B 비자 소지자들의 자제들”이라며 “공화당의 (H-1B 비자) 규제론자들은 미국의 혁신을 이끄는 이런 인재들을 놓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청소년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리제네론 과학경시대회’의 최종 결승 진출 고교생 40명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의 경우 약 4분의 3이 H-1B 비자 소지자였다. 이들을 포함해 이민자 가정 출신은 무려 83%에 달했다. WSJ는 “이들 부모는 대부분 미국에 유학 왔다가 H-1B 비자로 취직한 뒤 (미국 시민으로) 정착한 경우”라며 이들 과학 영재의 이민자 부모들은 한결같이 끈기, 독립심, 배움에 대한 열정, 혁신에 대한 관심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데 남달랐다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H-1B 비자가 미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한하겠다고 하는데, (현실은) 이들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해 오는 것이야말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의 창업가들을 양성하는 (중요한) 장기 투자”라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