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9단 ● 구리 9단 3국 5보(55∼70)
백 ○의 날일 자 행마는 백 ◎ 한 점의 축머리도 겸하고 있다. 흑 55의 보강은 필수. 그러자 백 56, 58로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우변에서 안정했다. 알파고는 이런 쉬운 수들을 잘 찾아낸다.
흑 59가 구리 9단의 기풍을 느끼게 하는 강수. 구리 9단에겐 확실히 사냥 본능이 있다. 그런데 백 60으로 내려뻗을 때 흑 61이 ‘심한’ 강수였다. 구리 9단은 백 전체를 공격하면서 국면의 주도권을 쥐려는 생각이었지만 너무 불확실한 투자였다.
참고도를 보자. 흑 1로 끊으면 백도 2, 4로 쉽게 살아간다. 하지만 백 2점을 잡은 흑 중앙의 두터움이 상당하고 흑 5로 실리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연한 그림이다. 간명한 국면 운영을 좋아하는 알파고라면 참고도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