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 209명 ‘재테크 한수’ 설문
동아일보는 최근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가 강남 큰손들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학교’를 찾았다. 이곳은 현금 자산이 최소 5억 원 이상인 주부가 참여할 수 있다. 수강생 대부분은 강남에 거주하지만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이들 209명에게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 계획 등을 물어봤다.
○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 과해…역세권 소형 아파트 임대, 가장 선호”
설문 결과 큰손 투자자들에게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비쌌다. 전체의 68%에 이르는 142명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적정선보다 높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전체의 19%는 재건축 아파트 값에 거품이 껴 있다고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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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에 투자할 적기는 올해 하반기(7∼12월)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특히 4분기(10∼12월)라는 의견이 26%였다. 일반 주택 구입 시기 역시 올해 하반기가 적당하다는 의견(48%)이 가장 많았다.
이는 하반기가 되면 정국 혼란 등이 수습되고 정부 정책도 가닥을 잡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49%가 담보대출 및 중도금대출과 관련된 정부 정책이라고 답했다.
가장 유망한 투자법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36%가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임대 놓는 방식을 꼽았다. 이는 재건축 및 재개발 투자를 추천한 응답(33%)보다 많았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최근 임대주택 사업자를 위한 세제 혜택도 늘어난 데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이 부담스러운 자산가들은 역세권 소형 아파트 임대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 억대 자산가만 가입할 수 있는 ‘부동산 학교’…“전문가도 긴장하는 준(準)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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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로 신한아트홀에서 고준석 신한은행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이 부동산 투자 강연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난달 6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역삼로 신한아트홀에서 열린 자산관리 멘토스쿨은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려는 열기로 넘쳐났다. 평일인데도 80개의 좌석이 꽉 들어찼다. 참가자들은 30대 후반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했다.
이날 땅 투자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수강생들은 △토지대적, 지적도, 토지이용계획 등 공적장부를 통해 투자 가치를 우선 확인할 것 △보호수종으로 지정된 나무가 있는 땅은 피할 것 △경사도가 15도 이상이거나 매몰지가 아닌지 확인할 것 △인근 주거지와 1.5km 이내에 있는 땅을 고를 것 등의 내용을 노트에 꼼꼼히 받아 적었다.
수업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얼마 전 분묘기지권(남의 땅에 묘를 썼더라도 이를 돌볼 수 있는 권리)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가 있었는데 분묘기지권 있는 땅을 갖고 있을 경우 해결책이 무엇이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팀장은 “수강생 대부분이 관련 법조항이나 지역별 시세에 밝아 부동산 경력 20년 이상인 팀장들도 이들 앞에 서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런 분위기에 맞춰 부동산투자자문 부서를 독립시켜 부동산투자자문센터를 신설했다. 고 센터장은 “부동산 학교는 은행 입장에서는 고액 자산가를 고객으로 유치하고 시장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며 “최근에는 많은 시중은행이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분야를 확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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