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연임 성공 ‘예술경영 1세대’ 안호상 국립극장장
안호상 극장장은 예술경영의 성공 비결로 “예술가를 이해하는 만큼 관객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올해 3년 연임에 성공한 안호상 국립극장장(58)은 27일 본보와 만나 “내년 1월부터 해오름극장을 리모델링하고, 지방 예술단체와의 공동 제작을 주요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1973년 개관한 국립극장은 당시 최신식이던 일본 국립극장을 벤치마킹해 가부키 공연에 적합한 가로가 긴 무대로 지어졌다. ‘하나미치(花道·중앙무대 양끝에 객석까지 연결된 좁은 무대)’라는 가부키 무대 양식도 왜색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3m의 가로 무대는 17m로 줄이고, 무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후면부를 깊게 팔 계획이다. 시야 확보를 위해 객석 간 경사도도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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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극장장은 “레퍼토리 시즌제(연간 공연을 미리 정하고 티켓 판매)의 성공과 전속 단체의 체질 개선, 공연 프로그램의 획기적 변화”를 비결로 꼽았다.
실제로 공연계에선 ‘국립극장은 안 극장장 취임 전과 후로 나뉜다’는 평가가 적잖게 나온다. 그가 취임한 뒤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기획 공연 수는 이전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티켓 판매 저조’라는 고질병을 앓던 전속 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도 변했다. 이전과 달리 해외 유명 무용가, 연극·영화 등 타 장르 연출가, 패션디자이너 출신 연출가와의 협업을 이어 갔다. 입소문이 나면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무용 ‘향연’ ‘회오리’ 등 전석 매진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작이 다수 배출됐다.
안 극장장은 “관객이 늘면서 공연도 더 늘었고, 전속 단체 단원들 역시 번갈아 가며 주역을 맡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며 “유럽에 이어 영미권 국가 페스티벌 측에서도 국립극장 전속 단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국립극장의 세계화에도 힘쓸 것을 다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