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대니 마이어 회장 인터뷰 맨해튼 공원서 핫도그카트로 시작, 9가지 토핑… 손님별 취향 기억 16년만에 시총 1조4700억원 성장
쉐이크쉑 창업자이자 미국 외식기업그룹 USHG(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탤리티 그룹) 회장인 대니 마이어 씨(59·사진)의 말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쉐이크쉑 청담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마친 마이어 회장을 만났다. 핫도그 카트 한 대를 16년 만에 시가총액 13억 달러(약 1조4700억 원) 쉐이크쉑으로 키워낸 비결을 물었다.
마이어 회장이 지원한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공원에 등장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늘기 시작했다. 그중 뉴욕 택시를 모티프로 철제 간이 작품을 설치했던 작가가 그곳에서 핫도그를 팔고 싶다고 제안해왔다. 싸구려 핫도그가 아닌, 레스토랑 셰프가 만든 핫도그를 팔겠다는 거였다. 마이어 회장은 제안을 수락했다. 한술 더 떠서 레스토랑 점원들을 거기서 일하게 했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직원들이 핫도그 카트에서도 잘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본 거였다. 핫도그에 9가지 토핑(양파 피클 겨자 등)을 적용한 것도 직원들이 손님별로 취향을 모두 기억하는지 시험해본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일 점심때면 100여 명이 핫도그 카트 앞에 줄을 섰다. 결국 2004년 같은 자리에 쉐이크쉑 1호점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지금도 9가지 토핑의 핫도그는 쉐이크쉑 정식 메뉴 중 하나다.
기업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마이어 회장은 ‘환대(hospitality)’를 경영 철학으로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즐거운 테이블을 마련해 대접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렸을 적 항상 우리 집 문은 열려 있었고, 이웃과 친척들을 초대해 즐겁게 식사를 했던 경험이 사업의 소중한 밑천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강남 1호점이 전 세계 120개 지점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만큼 한국은 마이어 회장에게 특별한 곳이다. 마이어 회장은 “6년 전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부부를 만났을 때 앉은 자리에서 쉐이크쉑 버거 3개를 먹었다는 얘길 들었다. 이후 미팅에서 서로의 경영철학이 통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쉐이크쉑이 진출한 13개국 중 유일하게 국내 기업(SPC그룹)이 직접 햄버거 빵을 생산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