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구입한 가짜 웅담을 한국으로 몰래 들여와 판매한 조선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는 북한산 가짜 웅담으로 만든 ‘조선곰열’을 유통한 혐의(약사법 및 야생생물보호법 위반)로 중국 국적의 조선족 이모 씨(32·여)와 이를 판매한 홍모 씨(26·여)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가정주부인 이 씨는 웅담을 사기 위해 2013년 10월 여행비자로 북한 나진을 방문했다. 북한산 웅담은 중국산과 달리 가짜가 별로 없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진시 나진회관 주변에서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조선곰열(북한산 웅담을 일컫는 말) 1g 단위의 포장 600개를 개당 8위안(약 1130원)에 구입했다. 500개를 중국 브로커에게 유통하고 남은 100개를 한국으로 밀수입했다. 판매가격은 1g당 5000원. 사들인 가격의 약 5배였다.
이 씨는 조선족 홍 씨와 공모해 중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채팅 애플리케이션 ‘위챗’을 통해 제품을 홍보했다. 북한산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포장의 ‘MADE IN DPR KOREA’ 이미지는 물론 직접 북한을 다녀온 이 씨의 여권사진도 찍어 올렸다. 한국인 임모 씨(48)는 조선곰열이 북한에서 밀수입된 사실을 알고도 원기회복과 해독작용 등을 위해 제품을 10개나 샀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산 웅담을 밀수입해 불법으로 판매한 것을 적발한 첫 번째 사례”라며 “곰은 국제적 멸종 위기종으로 정식허가를 받지 않고 유통하는 모든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