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1년 요건 채우면 1순위… 납입액의 최대 40%까지 소득공제
《 20, 30대가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약 12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끝이 안 보이는 긴 시간입니다만 무주택자인 기자도 ‘내 집’을 갖고 싶다는 일념으로 준비에 나섰습니다. 청약통장도 없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다 혼쭐이 나기도 했던 ‘부동산 문맹(文盲)’에 가까운 기자의 내 집 마련 분투기를 격주로 공개합니다. 》
박성민 기자
결혼을 앞두고 뒤늦게 청약통장의 필요성을 느낀 기자는 20일 은행을 찾았다. 청약 1순위뿐 아니라 2순위 때에도 청약통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통장 가입 절차는 쉬웠다. 국민주택기금을 취급하는 농협,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대구, 부산은행 중 한 곳을 찾아가기만 하면 됐다.
청약통장의 정확한 이름은 주택청약종합저축. 옛 청약저축과 청약예금·청약부금을 통합한 것으로 공공·민영아파트 모두 청약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도 불린다. 기존 청약저축·예금·부금은 2015년 9월부터 신규 가입이 중단됐지만, 청약에는 사용할 수 있다.
청약통장의 목적은 분양의 우선권을 얻는 것. 수도권에서는 통장 가입 1년, 지방에서는 가입 6개월(세종시는 1년)이 지나면 1순위가 된다.
청약은 본인이 사는 지역일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 현재 인천에 살며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기자가 “그럼 난 후순위일 수밖에 없느냐”며 불안한 눈빛을 보냈다. 창구 직원은 “청약 신청 전에만 예치금을 더 넣고 거주 지역을 나중에 옮기면 된다”며 안심시켰다.
지난해 10월 약 47만 명이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2월 33만 명까지 줄었다. 투기 세력을 걸러내기 위해 청약 기준을 제한한 11·3 대책의 영향이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 목표인 실수요자들에게 청약통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총급여액이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납입액의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받는 건 덤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