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만나 “1국가든 2국가든 상관없다” 팔레스타인 강력 반발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유일한 해법으로 견지해 온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철회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두 국가와 한 국가 해법을 모두 보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양측(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좋다는 거면 나도 좋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잇따라 유지해 온 두 국가 해법 대신 이스라엘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한 국가 해법에도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 우익이 지지해 온 방안으로, 이스라엘이라는 단일 국가 아래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시민권자로 살든가, 투표권 없이 영주권 형식으로 사는 방식이다. 만약 미국이 한 국가 해법을 수용한다면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가 미국의 오랜 중동정책을 말 한마디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공약에 대한 질문에는 “몹시 정성껏 그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내 정착촌 건설 확대 움직임에 대해선 네타냐후 총리에게 “약간 물러서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아랍 동맹국들과 ‘중동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안보 연합체를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요르단 등 기존 우방에 이스라엘을 포함시키는 안보 연합체를 만들어 이란의 영향력에 대항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