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감독 사퇴 부른 ‘서울시향 사태’ 진실게임 3R
앞서 경찰은 1년에 걸친 수사 끝에 지난해 3월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 등 서울시향 직원들의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직원 10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원점에서 다시 수사에 나섰다. 그런데 최근 검찰 수사가 경찰 발표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전 대표가 고소와 검사 재배당 요청을 한 것이다. 서울시향 사태가 ‘진실게임 3라운드’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 수사 결과, 검찰에서 뒤집히나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서울시향 직원 곽모 씨(41) 등 3명을 이달 초 서울중앙지검에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곽 씨 등 3명은 2014년 12월 당시 박 대표로부터 성추행 등 인권을 유린당했다며 다른 직원들과 함께 호소문을 냈다. 박 전 대표는 “강제추행 혐의가 경찰에서 무혐의를 받은 뒤 검찰로 넘어가 무고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았지만 진행되지 않고 있어 이번에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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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찰 조사 결과 호소문 작성 과정에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64)의 부인 구순열 씨(69)가 개입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향 사태가 정 전 감독과 박 전 대표 간의 갈등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경찰 발표로 일단락된 듯한 서울시향 사태의 진실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다시 복잡해지고 있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원점에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박 전 대표) 기소 여부 등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경찰이 송치하면서 내린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10일 “수사가 편파적으로 느껴져 현재 별도로 수사되고 있는 강제추행 건과 호소문 유포 건을 한 곳에서 수사하고 담당 검사도 교체해 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재배당 요청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 서울시향 직원들 ‘단톡방’ 의혹 제기
박 전 대표 측은 과거 서울시향 직원들이 자신의 음해를 모의한 것이라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단톡방) 메시지를 13일 공개했다. 메시지는 서울시향 직원의 호소문 발표 이틀 뒤인 2014년 12월 4일부터 박 전 대표가 사퇴한 같은 달 29일까지 오간 내용이다. 이 메시지는 공익제보자가 박 전 대표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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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전 대표와 정 전 감독의 명예훼손 ‘맞고소’도 이어지고 있다. 2014년 당시 정 전 감독은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에게서 모욕당한 것을 무시하지 못하겠다”며 직원들 편에 섰다. 이에 박 전 대표는 2016년 3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정 전 감독도 같은 달 박 전 대표를 고소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