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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융성 기반 다져가는 완주군 ‘로컬푸드’

입력 | 2017-02-10 03:00:00

12개 직매장 5년간 매출액 1539억… 학교-공공기관 참여하며 매출 확대
주민소득 창출-지역활성화에 기여




전북 완주 로컬푸드 1호 직매장인 용진농협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당일 생산해 진열한 농산물을 둘러보고 있다. 완주군 제공

“이웃 농민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당일 포장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값도 싸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 평화동에 사는 주부 김모 씨(52)는 매주 일요일 모악산 아래에 있는 완주 로컬푸드 구이직매장에 들른다. 남편과 함께 모악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로컬푸드 매장에서 한 주 동안 먹을거리를 구입한다. 매장 위에 있는 농가 레스토랑에서 점심까지 해결한다.

전북 완주군의 대표 브랜드인 ‘로컬푸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컬푸드 사업은 주민 소득 창출을 넘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로컬푸드 사업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과 농가공품을 자신들이 포장하고 가격까지 매겨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사업이다. 소규모 로컬푸드 사업은 전국 여러 곳에서 시행 중이지만 대규모 직매장을 운영해 성공시킨 것은 완주군이 처음이다.

완주지역 농협과 생산 농민들로 구성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전주와 완주에 12개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4월 용진농협 직매장이 처음 개장했고 같은 해 10월 전주 효자동 직매장이 문을 열었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농가 레스토랑도 3곳을 운영하고 있다.

9일 완주군에 따르면 12개 직매장의 5년간 누적 매출액이 1539억 원(1월 말 현재)으로 집계됐다. 2012년 54억2000만 원에서 2013년 195억2300만 원, 2014년 353억 원, 2015년 414억3500만 원, 2016년 447억49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용진농협 1호 직매장과 로컬푸드조합이 운영하는 전주 효자동 직매장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매장당 연간 매출액이 90억 원을 넘었다. 농가 레스토랑 3곳에서만 지난해 8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 직매장뿐만 아니라 농가 레스토랑과 가공체험장까지 갖춘 전북혁신도시 농식품마켓을 개장할 예정이어서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공공급식 시장에 참여하면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민들의 소득 수준도 안정됐다. 완주 지역 2500여 농가가 매일 매장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는데 가구당 연간 평균 1193만 원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가당 월 100만 원 정도를 버는 셈이다. 생산 농민들은 매주 한 번 수수료 10%를 뗀 판매 금액을 통장으로 받는다.

직매장에서 파는 농산물과 농가공품은 800여 종에 이르고 축산물과 유제품도 판매한다. 생산 농민들이 직접 포장하기 때문에 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에 따라 완주군은 2주에 1차례씩 전 매장을 돌며 농산물을 수거해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안전성 성분검사 320개 분야를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한다. 1차 적발되면 3개월 출하정지, 2차는 6개월 정지, 세 번째 걸리면 퇴출된다.

외형만 커진 것이 아니다. 농촌 공동체 복원과 도시와 농촌을 잇는 상생모델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령의 농촌 소농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자립 기반과 자존감을 키우고 있다. 6만여 명에 달하는 로컬푸드 고정 이용 고객과의 상생 네트워크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천편일률적인 ‘특산물 판매장’과 다른 차별화 전략이 통한 것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단순히 농산물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향의 마음’을 거래하는 신뢰의 장이 형성된 것이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면서 “생산 및 가공 단계에서 안전성과 품질을 강화해 모두가 잘사는 농업 융성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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