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윈난성 여행중 北요원에 피랍… 김정은-김여정 등 영어교사 소문 최성룡씨 주장… 北은 강력부인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지난해 말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미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스네던 씨의 납치 과정과 관련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면담을 했다”며 “미국 의회에서 스네던 씨의 납북 관련 증언을 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받았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에 따르면 미국대사관 측은 미 행정부가 현재 스네던 씨를 실종으로 처리해 놓은 상태이며 진상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최종 확인되면 실종 상태를 해제하고 납북 사실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외신들은 지난해 9월 최 이사장을 인용해 스네던 씨가 2004년 8월(당시 24세) 중국 윈난(雲南) 성을 여행하던 중 북한에 납치된 뒤 영어 교사로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미국 의회 상·하원은 미 행정부가 납치 여부를 조사하라는 요구를 담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은 납치 사실을 극렬히 부인했다.
최 대표는 “2004년 당시 김정일이 김정은과 형 김정철, 여동생 김여정 등 자신의 자녀에게 영어와 미국 문화를 가르칠 교사가 필요하다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북한 소식통이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가안전보위부 해외반탐처와 미얀마에 파견된 보위부 직원 등이 스네던 씨를 납치해 미얀마를 거쳐 2004년 10월 평양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스네던 씨는 윤봉수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고 김은혜(37)라는 여성과의 사이에 아들과 딸을 뒀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납치에 가담한 관계자 가운데 1명이 사망 전 자신의 북한 소식통에게 털어놓았다고 최 이사장은 주장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