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임당의 참얼굴은
예술가? 워킹맘?
#.2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지난달 26일 방송 첫날부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공연 출판 전시 등의 분야에서도
사임당을 다룬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죠.
박은령 작가는 드라마 사임당이
"대하사극이 아니라 퓨전 사극이다"
고 못 박았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보단
작가의 상상력을 녹여내 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쳐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죠.
#.4
하지만 학계, 문화계에서는 드라마 속 사임당이
워킹맘이면서 자유연애를 한
조선의 신(新)여성 캐릭터로 묘사된 부분이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한 것은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5
<논란1. 사임당의 자유연애>
드라마 속에서 사임당과 가상의 인물 이겸(송승헌)은
자유연애를 하는 것 으로 설정됐습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인 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는 물음표를 던지죠.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자유연애 설정은
상상력의 빈곤을 보여주는 상투적인 전개다.
사임당보다 한 세대 앞선 어우동이 음란했다는 이유로 사형 당했을 정도로 조선은 엄격한 사회였다"
-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
#.7
이를 반박하는 의견도 나옵니다.
고연희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16세기 여성의 사랑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사임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미 포인트" 라고 평했죠.
#.8
<논란 2. 조선시대판 워킹맘>
드라마 속에서 사임당은 현모양처라는 통념과 달리
진취적인 워킹맘으로 표현됩니다. 이를 두고
'억지스런 설정 아닌가'라는 비판도 나오죠.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9
반대의견도 나오는데요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임당은 전통시대판 워킹맘이 맞다"며
"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한 한량 남편을 대신해 그림을 생필품과 물물교환해서라도 7남매의 생계를 책임진 강인한 여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10
<논란 3. 시대가 만들어낸 여성>
드라마 속 사임당이 보여주는
예술가로서의 면모 또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으로
초충도와 포도 그림 등 수작을 배출한 예술가"
-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
#.11
"허난설헌이나 장계향 등도 뛰어난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였지만 역적 집안으로 몰리거나
남인 계열로 묶여 한동안 언급 자체가 금기였다"
"조선의 헤게모니를 쥔 노론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점이 사임당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
-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
#.12
논란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의미겠죠.
'현모(賢母)의 아이콘' '어머니의 롤 모델'
'국모(國母)의 상' 까지 변모해온
사임당의 여성상이 이번에는 드라마를 통해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13
"사임당은 다양한 매력으로 각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대변했다. 2017년 한국에서는 워킹맘의 표상으로
떠올랐지만 미래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질 것"
-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원본 | 유원모 기자
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