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 별세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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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을 확고히 해 경제 각료회의를 중심으로 현재의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별세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사진) 장관은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조언했다. 약 3년 전부터 암투병 중이었지만,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강 전 장관은 “경제 컨트롤타워를 바로 세우는 게 시급한 만큼 여야 합의로 이 문제부터 빨리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경제장관들이 대외적으로 한국이 흔들림이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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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코리안 미러클 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보고회에서도 “몇 년 전만 해도 경제발전과 정치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라고 자처했지만, ‘코리안 미러클’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기가 쑥스러운 느낌마저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정치적 안정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정치적 불확실성만 제거하면 예전의 잠재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코리안 미러클 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는 1997년 외환위기 전후의 어려움과 극복과정을 당시 경제수장들의 증언을 통해 전한 육성 기록물이다.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던 강 전 장관은 외환위기를 극복한 사령탑으로서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작은 지혜라도 전하기 위해 이 책의 편찬위원장을 선뜻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장관은 김대중(DJ) 정부 시절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 정통 경제관료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1999년 재경부 장관을 지내며 위기 극복을 이끈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고인은 최근 췌장암으로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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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북 군산 옥구읍 가족묘.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