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매직’ V리그 인삼공사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가운데)이 25일 대전 대덕구 팀 체육관 코트에서 네트를 배경으로 선수들과 함께 섰다. 서 감독의 제안으로 이번 시즌 세터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한 한수지(왼쪽)는 현재 여자부 블로킹 2위를 달리고 있고 시즌 초부터 출전 기회를 얻은 지민경은 신인왕 ‘영순위’로 꼽힌다. 대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고지 탈환보다는 꾸준히 달리는 게 목표”
25일 대전 대덕구 훈련장에서 만난 서 감독은 최근 배구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서남원 매직’이란 표현에 고개부터 가로저었다. 서 감독은 “경기를 잘하면 매직이지만 못하면 금세 ‘그럼 그렇지’란 말을 듣기 마련이다. (최근의 상승세는) 모두 선수들 덕분이다. 나는 크게 부각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인터뷰 제안을 받을 때마다 “나 말고 선수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서 감독은 막연한 목표보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서 감독은 시즌 초부터 현재까지 줄곧 선수들에게 순위 싸움을 강조하기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만 보고 가자”고 주문하고 있다. 세터였던 한수지(28)를 센터로 바꿔 중앙공격을 강화하는 등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던 공격 루트도 다양화했다. 이기기 시작하자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르게 됐다.
“봄 배구(플레이오프)를 위해 선수들에게 드라이브를 걸 때가 아니냐”는 질문에 서 감독은 “여기서 더 걸 드라이브가 어디 있겠냐”며 웃고는 “이번 시즌 목표는 어디까지나 패배의식을 지우는 것이다. 고지가 보인다고 고지 탈환에 욕심을 내다보면 탈이 날 수 있다. 그보다는 차근차근 마지막까지 꾸준히 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서남원 매직의 비결은 커피타임?
평소 배드민턴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서 감독은 최근 선수들과의 ‘커피타임’에 취미를 붙였다. 비슷한 연차 선수들을 불러 모아 훈련장 밖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서 감독은 “배구 이야기는 어떻게든 최소화하려고 애쓴다. 그냥 여러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눈다.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대한 고민을 말할 때는 ‘연봉 많이 주는 쪽을 택해라. 절대 정에 끌려 다니지 마라’란 말도 한다”고 말했다.
진심이 통해서였을까. 최근에는 선수들이 먼저 커피타임을 요청해 ‘고민상담’을 해오기도 한다. 이달 중순 다녀온 배구단 워크숍 때는 선수들이 먼저 선뜻 1박을 하고 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광고 로드중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