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이문열 씨를 만난 자리엔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함께하곤 했다. 그때 그는 소설가의 얘기를 기자와 나눠 듣기를 즐거워하는 문우였다.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소통’이라는 계간 ‘세계의문학’의 지향을 밝힐 때 출판인으로서의 신념은 확고했다. 함께 출판인의 길을 가는 맏딸에게 손자의 근황을 물을 때는 다정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고인이 별세한 날은 6년 전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하다. 한 시대가 이렇게 간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