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광주 동시방문해 ‘호남 격돌’ 문재인 “지난 대선 기대 부응못해 죄송” 안철수 “지난 총선 돌파… 약속 지켰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2일 동시에 광주로 출격했다. 문 전 대표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고, 안 전 대표는 ‘강철수’(강한 철수)를 다시 외치며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에서 시작된 ‘녹색바람’ 재현을 시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 ‘포럼 광주’ 출범식에 참석해 “지난 대선 때 기적 같은 지지를 저에게 모아 주셨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너무나 면목이 없어 와서 죄송스럽다는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호남을 서운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정권 교체라는 그 대의 앞에서 많이 부족한 이 문재인,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고 했다. 솔직하게 사죄하며 반문재인 정서 극복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저도 호남과 인연이 많다. (전남 나주) 남평 문씨기도 하고 제가 해남 대흥사에서 고시 공부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호남을 향한 두 사람의 구애 경쟁도 치열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DJ) 전 대통령 전시관을 방문해 ‘대통합 정신으로 정권교체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대통령님 응원해주십시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안 전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일어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해 “5·18 당시 발포 명령자를 찾는 것은 다음 정부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문 전 대표는 23일까지, 안 전 대표는 24일까지 호남에 머물며 대선 행보를 지속한다.
광주=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