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치 목표’ 도입의 조건
2012년 7월 메이어는 야후의 새 CEO로 취임하면서 “야후를 빅4 수준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선언한다. 이와 함께 ‘5년 안에 두 자릿수 성장률 달성’ 등 8가지의 매우 도전적이고 야심 찬 목표를 발표했다.
당시 여론은 메이어 신임 CEO가 야후를 부활시키기 위해 설정한 거창한 목표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야후의 매출액은 2012년 49억 달러를 기록한 이래 4년 넘게 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2015년에는 44억 달러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스트레치 목표는 조직에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부여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기존 업무 관행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일하도록 유도해 높은 성과를 끌어내는 데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스트레치 목표를 도입하지만 실패를 맛보는 사례가 더 많다.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치 목표는 어떤 기업에 어울릴까. 심 시트킨 미국 듀크대 퓨콰경영대학원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2017년 1·2월호)에 스트레치 목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최근 성과와 보유 중인 여유 자원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최근 성과가 좋아 직원들이 자신감에 차 있고 가용 자원이 많아 실패를 흡수할 여유가 있는 조직에서 스트레치 목표를 설정했을 때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반면 최근 성과가 좋지 않고 보유 자원도 부족한 기업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스트레치 목표를 무리하게 설정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유럽의 자동차 생산 업체인 오펠이 대표적 예다.
그렇다면 최근 성과가 좋지만 내부에 여유 자원이 부족하거나 여유 자원은 있지만 사기가 꺾여 있는 조직은 스트레치 목표 도입을 아예 외면해야 하는 것일까. 시트킨 교수는 이런 기업들은 스트레치 목표를 곧바로 도입하기보다는 토대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작은 승리들을 추구하라 △의식적으로 여유 자원을 구축하라 △작은 손실들을 추구하라 등을 제시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