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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의 取中珍談]레드라인 넘는 北核, 선제타격 째깍째깍

입력 | 2017-01-21 03:00:00


하종대 논설위원

 우리 모두가 상상하기조차 싫은 운명의 순간이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다. 북핵을 어찌할 것인가에 대한 결단의 순간이다. 8000만 민족의 운명이 달린 선택의 순간이기에 모두가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은 우리에게 결단의 순간을 재촉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은 지 오래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북핵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하지만 북한은 이미 실질적 핵무기 보유 국가다. 북한은 최근까지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원자폭탄은 물론이고 수소폭탄 제조까지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까지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레드라인 넘는 북한

 문제는 북한이 이제 미국의 레드라인까지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레드라인이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핵무기의 공격력은 핵실험을 통해 폭발력을 확인하고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하도록 경량화한 뒤 핵탄두 운반체인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현재 남은 북한의 유일한 과제는 1만 km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핵심은 탄두의 대기권 재(再)진입 기술이다. 마하 24(초속 8.16km)의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는 미사일의 탄두에서 발생하는 섭씨 6000∼7000도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느냐다. 북한은 곧 ICBM 발사 실험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이후 미국은 줄곧 무력을 배제한 채 6자회담 등 협상이나 경제제재를 통해 북핵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20여 년의 노력은 모두 실패했다. 북한이 20여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시간만 내줬을 뿐이다.

 이제 미국의 북핵 해법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 말기인 지난해 9월부터 미국은 군사적 선제타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를 시작했다. 한반도에는 최근 미군의 공격용 아파치 헬기 1개 대대(24대)가 추가 배치돼 한국군을 포함해 84대로 늘었다. 18일 일본 미군기지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2대가 배치됐다. 올해 6월이면 16대까지 늘어난다.

 미군은 지난해 말 다량의 예비탄약을 한반도로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초엔 미군 가족을 일본으로 소개(疏開)하는 훈련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핵 시설 및 미사일 기지와 김정은의 은신처 등 선제타격할 목표 750곳을 선정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한국 동의 없이 강행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 아래서 미국의 안보를 담당할 국무장관 국방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는 모두 초강경 매파다. 이들은 전부 대북 선제타격을 공공연하게 외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은 만큼 1994년과 달리 미국의 선제타격이 동맹국인 한국의 동의 없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정부가 반드시 주시하고 대응해야 할 대목이다.

 미국은 패권 국가로 우뚝 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한 번도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작은 나라’를 그냥 놔둔 적이 없다. 김정은의 더 이상의 불장난은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 올해가 더욱 두려워지는 이유다.

하종대 논설위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