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세계 79위 꺾고 단식 2회전 진출
세계 랭킹 105위인 정현은 17일 호주 멜버른 올림픽파크 12번 코트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랭킹 79위 렌소 올리보(25·아르헨티나)에게 3-0(6-2, 6-3, 6-2) 완승을 거뒀다. 정현이 메이저 대회 1라운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15년 US오픈에서 제임스 더크워스(25·호주)를 꺾은 뒤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은 1회전을 통과하면서 상금 8만 호주달러(약 7050만 원)도 확보했다.
지난해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패한 정현은 이날 첫 세트 첫 게임을 내줬지만 이후 내리 5게임을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이후 큰 위기 없이 1, 2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때 첫 서브 게임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2-2에서 다시 4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1시간 45분 만에 2회전(64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후 정현은 “상대 선수가 베이스라인 뒤에서 많이 플레이하는 스타일이어서 중간중간 네트 플레이를 잘 섞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3회전 진출을 낙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현은 19일 열리는 2회전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6·불가리아·15위)와 맞붙는다. 디미트로프는 예전에는 테니스 실력보다 ‘러시안 뷰티’ 마리야 샤라포바(30)의 남자친구로 더 유명했던 선수. 최근에는 시즌 첫 대회인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할 정도로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이번 호주오픈을 앞두고 뉴욕타임스는 디미트로프를 우승 다크호스로 꼽기도 했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이형택(41·은퇴)이 US오픈에서 두 차례(2000년, 2007년) 기록한 16강 진출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