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라지지 않는 병영 악습
취식 강요 '악기바리' 논란
#2.
"이틀 동안 초코바를 무려 180개 먹으라고 했어요.
음식물을 남기려고 하면 욕설이 날아왔죠"
해병대 출신 A씨.
#3.
"오목을 둬서 내가 이기면 너는 초코바를 4개씩 먹어."
2015년 9월 A씨(21·당시 이등병)는 선임병으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습니다.
그가 음식 고문을 당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죠.
입대 때 61kg이던 A 씨의 몸무게는 81kg까지 불었습니다.
다른 해병부대에서 복무한 C씨(22)는 2015년
하반기부터 1년여간 다수의 후임병들에게
한 번에 빵 10개를 겹쳐 먹도록 강요했죠.
후임이 음식을 먹다가 흘리면 입에 밀어넣었습니다.
#5.
해병부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악기바리(악바리 기질을 발휘하라는 뜻)'로 불리는
가혹 행위를 거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는데요.
인권위는 2016년 6¤9월 해병부대 2곳의 가혹행위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를 발견했다고 공개했습니다.
#6.
취식 강요는 해병대 내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악습.
선임병이 후임병의 '근성'과
선임병에 대한 존경심'을 시험해 본다며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해왔죠.
#7.
문제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는 점.
피해자였던 A 씨는 이듬해 후임병 B 씨(21)의
가해자가 됐죠.
"양쪽 주머니에 초코바가 각각 7개와 9개가 있어.
어느 쪽 주머니에 있는 걸 먹을래?
사실 너는 다 먹어야 해.
나도 선임병에게 당해 이렇게 살이 쪘거든"
#8.
성추행까지 있었는데요.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거나
수시로 엉덩이에 성기를 대고 유사 성행위를 하는 식이죠.
군의 가혹 행위가 잇따라 적발됐음에도
바뀐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해병대는 "병영 악습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이라는 지적이 많죠.
#10.
인권위는 군 자체 개선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방연구원 등 외부 전문기관의 조직 진단을 권고했는데요.
제발 '말로만'이 아닌
제대로 된 가혹 행위 근절 대책이 시행되기를 바랍니다.
원본: 황성호 기자
기획-제작: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